
무능이 낳은 참사, 거짓으로 완성된 몰락 — 홍명보, 축구계에서 영구히 사라져야 할 이름
칠월의 해운대, 파도는 여전히 정직하게 밀려왔다 밀려가고 있었지만, 이 나라의 축구는 그 정직함을 단 한순간도 배우지 못한 채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는 이 참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되짚어 보기로 했습니다. 왜 이런 사람이 다시 감독이 되었는지부터, 그가 감독이 된 이후 얼마나 많은 거짓과 모순을 국민 앞에 쌓아 올렸는지까지, 그전 과정을 낱낱이 기록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 능력 없는 사람이 어떻게 감독이 되었는가
이 모든 참사의 출발점은 2024년 여름, 대한축구협회의 밀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협회는 다섯 달 넘게 후임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었습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퇴했고, 그 자리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이어받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협회가 정해둔 감독 선발 기준은 서류심사 35퍼센트, 훈련계획서 및 지도법 평가 35퍼센트, 면접 30퍼센트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홍명보 후보에게는 이 절차 중 정식 면접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습니다.
함께 후보에 올랐던 외국인 감독 다비드 바그너와 거스 포옛은 사전 질문지를 준비하고 참관인을 세운 심층 면접을 받았습니다.
반면 홍명보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네다섯 시간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단독으로 만나, 그 자리에서 곧바로 감독직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사전 인터뷰 질문지도 없었고, 참관인도 없었으며, 관련 서류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다른 후보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며 홍 감독의 내정 사실조차 몰랐다고 폭로했습니다.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있었고, 전체적인 흐름이 이미 홍 감독을 임명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사안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가 내부 규정을 위반하고 절차적 하자를 범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보다 앞서 홍명보 본인은 여러 차례 국가대표 감독직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밝혀왔고, 5일 전까지도 "이 위원장을 만나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협회가 직접 찾아가 설득한 지 단 하루 만에 이를 수락했습니다.
능력을 검증할 최소한의 절차조차 생략된 채, 친분과 밀실의 논리로 나라의 축구가 다시 그의 손에 쥐어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참사의 첫 단추였습니다.
2.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거짓과 뒤집힘
능력 없는 사람이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 사람이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바꾸어 왔다는 사실입니다.
그 역사는 이번 참사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 지도자 자격증 요건, 본래 1급 라이선스가 필요했던 그 자리에 그는 자격을 채우지 못한 채로 대표팀 코치가 되었습니다.
훗날 2024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추궁받자, 그는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감독이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 맡았다는 식으로 답했습니다.
특혜를 받은 사람이, 특혜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그 화법은 이후로도 오랜 습관이 되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그는 최종 엔트리에서 스무 살의 손흥민을 제외하며 "손흥민이 잘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자기 자신이 서른셋의 나이에도 대표팀 주전으로 뛰었던 사람이, 그보다 어린 후배의 재능에는 유독 인색했습니다.
이 장면은 하나의 발언으로 끝나지 않고, 이후 십수 년에 걸쳐 반복되는 패턴의 첫 장이 되었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패를 안은 뒤, 그는 사퇴 회견에서 유럽파를 'B급', 국내 K리그 선수들은 그보다 못한 급이라 지칭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같은 시기 그는 안정환과 송종국 두 후배 해설위원에게 "쓴소리를 듣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다"라며 소신껏 비판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정작 그 두 사람이 실제로 쓴소리를 하자 그는 "감독 안 해봤으면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태도를 뒤집었습니다.
자신이 먼저 내밀었던 손을, 자신이 먼저 거두어들인 셈입니다. 그리고 2021년, 그토록 깎아내렸던 바로 그 K리그의 울산 감독으로 부임하며 뒤늦게 사과했습니다.
3. 다시 감독이 된 뒤에도 계속된 모순
2024년 밀실 선임을 통해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수락 기자회견에서 "저는 저를 버렸습니다. 이제 저는 없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습니다"라는 감성적인 말로 국민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서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는 "불공정하다거나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습니다.
자신을 버렸다던 사람이, 그 버림의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이 아이러니 앞에서, 저는 이 사람이 정말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2025년에는 주장 교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희가 계속 생각을 하고 있고, 팀을 위해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지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라는 불필요하게 긴 답변을 내놓아, 짧게 끝낼 수 있었던 민감한 사안에 스스로 불씨를 지폈습니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손흥민을 향해, 그는 끝까지 애매하고 불안한 태도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4. 2026년 여름,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지다
남아공전 참패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저희 팀에 그런 부분(식중독 등)은 전혀 없었어요"라며 원인 규명 대신 즉답을 피했고, 경기 내 변수는 선수가 알아서 대처해야 한다는 궤변에 가까운 말을 남겼습니다.
손흥민과 이재성을 나란히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서도 "상대 체력이 떨어졌을 때 넣는 게 좋겠다"라고 했지만, 정작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되었으니 그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이후 흘러나온 이야기로는, 대표팀 내부의 인터뷰 보이콧 해제를 둘러싼 갈등에서 손흥민과 이재성이 감독과 다른 목소리를 냈고, 그것이 두 선수의 동반 배제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협회도, 감독 자신도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한 적은 없습니다.
감독 선임 당시 "한국 축구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던 그 사람은, 알고 보니 216만 유로, 약 38억 원에 이르는 역대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탈락이 확정된 뒤 사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1분 30초짜리 입장문만 읽고 질문도 받지 않은 채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같은 날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탈락의 아픔 속에서도 팬들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였습니다. 그 두 장면 사이의 거리는, 실력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됨의 차이였습니다.
5. 남는 것은 하나의 질문뿐
이 모든 순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 보면, 결국 하나의 질문만이 남습니다.
검증도 거치지 않고 이런 사람을 두 번이나 나라의 축구에 앉힌 협회는 무슨 기준으로 그를 선택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을 받은 사람은, 왜 매번 자신이 한 말을 스스로 부정하는가.
후배를 깎아내리고, 협회를 비판하다가도 결국 그 자리에 앉고, 특혜를 받고도 특혜가 아니라 말하고, 스스로를 버렸다면서도 불공정은 없었다고 말하는 이 반복되는 모순 앞에서, 저는 이것이 단순한 말실수의 연속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입을 열 때마다 국민을 향한 진심 대신 자신을 방어하는 말만 쏟아냈던 사람, 능력을 검증받지 않고 밀실에서 자리를 얻은 뒤 결국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그 대가를 국민에게 떠넘긴 사람에게, 나라의 축구를 다시 맡길 이유는 없습니다.
그는 국가대표팀 지휘봉은 물론, 이 나라 축구계의 어떤 자리에도 다시는 서서는 안 됩니다. 그것이 지금 이 순간 대다수의 축구 팬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최소한의 결론일 것입니다.
해운대의 파도는 오늘도 정직하게 밀려왔다 밀려갑니다. 사람의 말도, 협회의 절차도 그러했다면, 우리는 지금 이렇게까지 무너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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